2015년도 나의 뉴질랜드 워킹홀리데이 이야기.
이전에 블로그에 비공개로 작성된 일기가 방치되어 있는 게 아쉬워서
그때 그 시절을 회상하며 회고록을 작성해 본다.
(2015년 10월 27일 화요일)
오늘은 첫 근무 날이다.
일단 가게에 9시까지 갔는데,
은행계좌를 만들어야 한다는 사장님의 말씀에 버스를 타고 다시 시내로 돌아왔다.
사장님께서도 바로 신청될지는 모르겠는데 일단 갔다 오라고 하셔서 ASB은행을 찾아갔다.
그당시 찍어놓은 사진이 없어서 구글을 찾아봤는데,
내가 갔었던 곳이 안 나와서 한참 찾아보니 2016년에 다른 곳으로 이전이 됐다.
아래 사진은 2015년 Tutanekai St에 위치한 내가 찾아갔던 ASB 은행이다.
안에 들어가서 내부를 훑어봤다. 내부는 정말 조용했고, 사람들은 어리둥절 두리번거리는 나를 주시하고 있었다.
우리나라처럼 청원경찰은 안보였고, 어디서 번호표를 뽑는지도 보이지 않았다.
다짜고짜 비어있는 창구에 가서 인사를 하니, 뭐라고 말을 하는데 정말 하나도 들리지 않았다.
60-70대는 돼 보이시는 남성분 이셨는데, 안 그래도 들리지 않는 발음에 억양도 다른 것 같아 힘들었다.
그래서 그냥 준비해 간 멘트만 얘기를 했는데, 잠시만 앉아서 기다리라고 했다.
십여분 정도 기다린 후에 나를 응대해줬던 분께서 창구로 나를 불렀다.
그러더니 ID를 요청하셔서 여권을 보여드리고, 뭐라고 또 말을 하시는데 잘 안 들려서 계속 모르겠다고 하니,
그분도 슬슬 짜증이 나시는 것 같았다.
결국에는 현재 머무는 집 주소로 내가 실제로 거기에 거주하는지 확인 우편을 보낼 테니, 그거를 들고 다시 오라는 것이었다.
그러면 그때 계좌를 만들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과정을 미리 인터넷으로 알아보고 가서 그나마 어렵게 이해할 수 있었다.
주소 증명 letter를 신청하고 다시 10시까지 맞춰서 가게로 돌아갔다.
처음으로 롤 스시를 말았는데, 뉴질랜드나 호주에서는 김밥을 스시라 하고, 초밥을 니기리 하고 했다.
통틀어서는 그냥 스시라고 칭하기도 하더라.
이 가게의 김밥은 사이즈가 엄청 큰데, 한입에 먹기도 힘들 정도로 컸다.
주변에 몸을 쓰며 일하는 현장직 업체들이 많아서 쌀의 양을 많이 넣다 보니 점점 커졌다고 했다.
현재 2022년 한국에 김밥들을 보면 사이즈가 엄청 큰 김밥들을 찾아볼 수 있는데, 그 정도 사이즈라고 보면 된다.
시간이 금방 지나가고 끝나는 시간 2시였는데,
근무를 더 하고 싶으면 4시에 가라는 사장님 말씀에,
한 푼이라도 돈을 더 벌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4시까지 하겠다했다.
그리고 마감을 하면 남은 스시를 가져갈 수도 있어서 식비까지 아낄 수 있다.
오늘은 두 개 가져와서 메이 아주머니와 같이 나눠 먹었다.
사장님께서 현재 플랫을 소개해 주셨고, 메이 아주머니께서도 예전에 이 가게의 스시를 많이 드셨는데,
오랜만에 맛본다고 너무 좋아하셨다.
식사를 마치고 옆방에 사는 플랫 동생을 만나게 됐다.
어릴 때 뉴질랜드로 온 한국 친구인데, 운동을 가르치는 코치라고 했다.
어려서부터 해외 경험을 가질 수 있었다는 것에 큰 부러움을 느꼈다.
둘이서 대화를 오래 하다가 플랫을 나가는 형을 마주치게 되고 인사를 나눴는데,
이 형은 뉴질랜드에 영주권을 목적으로 왔다고 한다. 나한테도 요리사 영주권 신청해서 뉴질랜드에 살라고 했다.
한국 돌아가느니 그게 좋은 것 같다고, 자녀들 교육비도 공짜고, 이 형도 론(학자금 대출) 받아서 대학교 갈 거라 했다.
내가 생각해도 교육시스템도 좋고, 기회가 된다면 영주권을 신청해보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피곤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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